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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광장

오늘의 기도

2016.04.16 23:23

KOHOON 조회 수:21453

 오늘은 지난 2년전 우리를 경악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 2주기 날입니다.

기독교 출판사 "새물결 플러스"에서 2주기에 즈음해 "광장의 교회"라는 책을 낸 모양입니다.


정치이야기도 아니고, 이념에 관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고통받고 슬픔에 빠진 우리 이웃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고난당하는 이웃들에게 신앙이, 교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글이어서 소개합니다.


잊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단원고 2학년 4반 고(故) 김동혁 군 어머니 이야기

『광장의 교회』 2부 [희생자 가족과의 대화]에서 공저자 김성률 목사님과 김동혁 군 어머니가 나눈 대담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Q.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한국교회의 반응을 보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은 무엇인가요?

목사님들이 말하는 교회부흥이란 게 참 피상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교회가 추구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게 전부인 것 같아요. 예배당마다 백화점처럼, 공연장처럼 잘 꾸며놓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화려한 건물에서 예배를 드리지만 실상은 쇼핑몰 같은 교회도 많고요.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해서 그곳을 교회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싶어요. 저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목사님들이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약하고 낮은 곳에 임한다고 말씀하잖아요. 교회가 하나님에 대해서 말만 하지 말고 실제로 그런 하나님을 좇아 살면 좋겠어요. 그리고 공평과 정의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실천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갖고 있는 것들 중에서 단지 일부를 찔끔찔끔 나눠주면서 그것으로 공평과 정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약하고 가난하고 억울한 자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면 그런 사람들 편에서 악한 구조를 뒤바꾸는 데 참여하고 헌신했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는 교회가 사람을 구분하거나 차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 중에는 그리스도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그리스도인도 있잖아요. 종교나 신앙 유무를 떠나서 모두가 아프고 서럽고 고통스럽지요. 교회가 정말 사랑의 하나님을 믿는다면 신자들, 그중에서도 자기 교인들만 위로하는 대신에 모든 희생자 가족들을 진심으로 보듬어주었으면 해요.

Q.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에 본인의 신앙에 어떤 차이가 나타났는지요?

솔직히 저는 기복신앙을 가진 신자였어요. 저희 식구들이 건강하고 화목한 것이 저의 최대 관심사였고, 남편이 하는 일이 잘 되는 게 중요한 평범한 주부였죠. 예전에는 자녀들의 미래 배우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해서 그런 기도를 한 적도 많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절대 그런 기도 안 합니다. 대신 다른 기도를 하죠. 우리 교회에 혼자 나오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있어요.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운 아이인데, 그 애를 볼 때마다 그 아이를 위해서 진심 어린 기도를 드리게 돼요. 사고 이전에는 오로지 나와 내 가족만 쳐다봤는데, 지금은 주변을 보게 되네요. 또 예전에는 어려운 사람을 봐도 속으로 참 안됐구나 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멈추게 돼요. 사고 이전과 이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나만을 바라보던 시선이 주변과 이웃을 보는 시선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제 자신이 누군가의 시선과 도움이 필요한 자리에 서 보니 이런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Q. 주변에서 세월호 참사를 두고 신앙적 해석을 할 때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하나님이 필요해서 아이를 데려갔다”라는 말이었어요. 저는 이렇게 되묻고 싶어요. “우리 아이가 하나님께만 필요하고 부모에게는 필요 없는 건가요?” 우리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머리카락도 다 세시는 분이라면서요? 내 마음을 다 아신다면서요? 저를 다 아신다면서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건가요? 솔직히 처음에는 하나님한테 사기당한 기분이었어요. 왜 그런 느낌 있잖아요. 순식간에 도둑맞은 것 같은 느낌이요. 사실 한동안은 하나님께 많이 삐져 있었어요. 지금도 다 풀리지는 않았고요.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삐져 있는 저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신다는 걸 알아요. 저는 하나님이 하늘에서 우리 동혁이 곁에서, 동혁이 눈을 통해서 계속해서 저를 보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혹시 하나님께서 저를 뺀질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그리 모범적인 신앙인은 아니거든요. 하나님께 삐지기도 하고 때로는 눈을 흘기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계속 그런 자녀로 살고 싶어요. 저는 하나님 앞에서만이라도 솔직해지고 싶어요. 하나님 앞에서조차 나를 포장하고 꾸미고 싶지는 않아요. 앞으로도 이해가 안 되고 혼란스러운 부분은 지금처럼 솔직하게 아버지께 질문을 던지면서 가고 싶어요.

Q. 현재는 어떤 식으로 신앙적인 도움을 받고 계신가요?

그전에는 교회가 전부였죠. 지금은 희생자 가족들 중 기독교 신자인 분들과 많은 교제를 나누고 있어요. 그 안에서 배우고 느끼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희생자 가족들 가운데는 참사 이후에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이런 분들이 신앙적인 이야기를 더 거침없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오히려 제 신앙과 세월호 사고를 연결시켜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지금 다니는 교회를 출석한 지는 10년 정도 되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사고 이후에 교회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교회에 갈 때마다 빈자리를 보면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교회를 위해 더 기도하게 되었죠. 예전에는 매월 2번 대표기도를 하는 것도 무슨 대단한 봉사를 하는 것처럼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저 묵묵히 열심히 출석하면서, 교회와 교인들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Q. 참사 전과 후에 달라진 하나님 상(像)이 있나요?

저는 신앙생활을 한 지 16년 정도 되었어요. 앞서 말했듯이 그동안 저는 큰 틀에서 보면 제가 계획한 대로 인생의 목표를 이뤄왔어요. 2014년 4월 16일 이전에 제가 갖고 있던 하나님 상은 제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시는 분이셨어요. 나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이었죠. 그러나 4.16 이후에는 하나님께서 침묵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나의 계획을 곧이곧대로 챙겨주시고 들어주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의 계획이 따로 있는 하나님을 알게 된 거죠. 하나님의 계획은 제 생각이나 바람보다 훨씬 더 크고 신비하잖아요. 하나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삶은 마치 공인중개사처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 같아요. 세월호 참사 이후에 가족대책위 안에서나 희생자 가족들과 관계된 일들 가운데서도 그런 섭리가 많이 느껴져요.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면 한 말씀 해주세요.

본인이 직접 겪지 않은 일을 들을 때는 끝까지 경청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참사의 피해 당사자가 되어보니 이 일이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하더군요. 왜곡되고 조작된 사실을 믿는 사람들이 사건 당사자인 우리의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더라고요. 특히 정부와 언론이 사실관계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왜곡하는 것을 밥 먹듯 하는 걸 보면서 치가 떨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지난 2년 동안 저희들은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저희들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고 이해해주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광장의교회
: 광화문 세월호 광장 천막카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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