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6 16:12
<교회공동체>
교회, 우리가
사는 곳의 스페인어론 이글레시아 (IGLESIA)라고 부르지요.
"교회"란
말은 각 나라 언어에 따라 다양한 표기법들이 있지만 대부분 "보편적 모임", "그리스도인들이 모이는 공동체", "주님께 속한 공동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모인사람들이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이번 "마누엘군의 실종과 귀환"은 제 개인적으로 교회에 대해 잠깐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공동체"에 대한 고찰이라고나 할까요? ^^
마누엘 군의 실종소식에 반응했던 다양한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부모님과 동생이 볼손으로 내려가 날마다 마음 졸이며 아들, 형제의 생환을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가족공동체였지요.
일상을 함께하며 정을 나눈 친구들이 자신의 일을 제껴두고 두번씩이나 1800킬로미터 떨어진 현지로 찾아가서
친구의 생사를 찾아헤멨습니다. 친우공동체라 이름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출범한 26대 한인회에서는 신임한인회장과
이사가 현지까지 날아가 가족을 위로하고 수색작업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사 중 한명은 귀환시점까지 현지에 남아 수색작업을 지켜보며 애타는
아르헨티나 한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었습니다. 이민사회, 즉 지역(동포)공동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사관의 외사관이
현지까지 가서 경찰관계자들을 압박(?)하며 물심양면 생환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가공동체도 기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누엘이 다니던
우리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공동체는 그를 위해 예배시간 마다 기도하고, 따로 기도회를 열고, 담임목사님과 책임장로님이 현지로 가서 가족을
위로하고 그의 기적같은 생환을 하나님께 빌었습니다.
마누엘의 실종을 대하며 위의 각 공동체가 보여준 반응들은 사실 대동소이합니다. 희망을 가지고
기원하고, 기대하고, 기도했고 모두 현지까지 찾아가 가족을 위로하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한인회와 대사관은 주어진 책임을 다하며
"공동체"역활을 100%해냈습니다. 기능적인 역활이죠. 가족들과
친구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함께 느낀 고통만으로 공동체의 역활을 다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공동체....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우리는 "보편적 공동체"로서의
기능적인 면에서나, 신앙공동체로서의 신앙적인 면 두가지에서 모두 충분했는가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교회가 "신앙공동체"라 할 때 단순히 기능적인
공동체 역활에 머물지 않아야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다보면 가끔 신앙이 우선이냐, 공동체가 우선이냐 하는 우문 앞에 서기도
합니다.
그럴 땐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와 같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기억해냅니다. 떼어낼 수 없는 한 몸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람)사랑을 상기하는 것이지요. 목숨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한다하면서 공동체원 한 명에게는 무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필시 우리의 사랑은 구호에 그친 공허한 것일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오늘날의 교회공동체는 규모에 따라 개인간의 간격이 생기고 마치 사회조직같은 운영으로 교우들간에 거리감이 발생해 마치
하나님과 인간이 괴리된 이상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교회공동체가 전체적으로 하나님께 예배는 열심히 드리는데 개인은 무시당하거나 방치되는 느낌
또는 현상 같은 거죠. ㅡ.ㅡ;
개인적으로 하나님 사랑과 사람사랑의 적절한 균형점이 무엇인지, 어디인지 고민하던 때에 이번 마누엘의
생환은 우리 교회가 함께 기도하며 그 접점을 적절히 찾아갔음을 보여주는 것같아 즐겁고 뿌듯합니다. ^^
건강한 모습으로 마누엘이 교회공동체에 돌아올 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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